체중 감량에 성공하려면 체중계를 없애라! <br>체중계 바늘에 따라 울고 웃지 말라는 뜻인데 정말 옳은 말이다. <br>체중계 눈금은 분명히 줄었는데 옷맵시로는 표가 안나는 경우가 있고, <br>반대로 체중계 숫자는 변동이 없는데 옷은 헐렁해지고 몸매가 달라져 있는 <br>경우가 다이어트 과정에서는 꼭 있기 때문이다. <br>전자의 경우는 다이어트 초기의 감량 과정이고, 후자의 경우는 후반부의 <br>감량 과정이다. 전자는 초기에 수분이 빠져나간 결과이고, 후자는 제대로 <br>지방이 분해돼 없어진 것이다. 살이 빠졌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는 후자이다. <br>왜 초기에는 수분만 빠져나가고, 후반부엔 몸매가 달라졌는데도 체중계에는 <br>변화가 없을까?<br> <br>우리 몸은 쓰고 남는 칼로리를 지방으로 바꾸어서 저장한다. 탄수화물을 <br>먹어도 결국 지방으로 저장되는 이유는, 지방이 가장 가볍게 에너지를 저장할 <br>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. 보통 체격인 성인 남자의 체중이 70kg이라면 <br>11kg 정도의 체지방을 지니게 되는데, 이 11kg의 지방에 저장되어 있는 <br>에너지는 무려 66kg의 탄수화물에 저장된 것과 같은 것이다. 즉, 칼로리를 <br>탄수화물로 저장하게 되면 이 남자의 체중은 125kg이 되고, 이렇게 되면 <br>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비만이 돼 관절염을 비롯한 갖가지 질병에 <br>시달리게 될 것이다. <br><br>지방은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수단이기는 하지만 필요할 때 즉각 쓰이지는 <br>못한다. 열심히 뛰고 있는 마라톤 선수들이 소모하는 에너지는 지방이 아니라 <br>근육 속에 들어 있는 ‘글리코겐’이다. 탄수화물의 저장 형태인 글리코겐은 <br>매우 신속하게 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에 언제든지 쓸 수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, <br>많이 저장돼 있지 않아서 오래 쓸 수가 없고 매일 보충해 주어야 한다. <br>글리코겐은 간에도 있지만 대부분이 근육에 들어 있으므로 근육질인 사람이나 <br>운동 선수들이 힘을 쓸 수 있는 것이고, 그래서 열심히 근력 운동을 하는 <br>것이다. <br>또 글리코겐은 단식이나 소식을 할 때 1차 에너지원이 된다. 극단적인 <br>다이어트라 할 수 있는 단식을 하는 경우도 지방보다 글리코겐이 먼저 <br>불려나가는 것이다. 대개 단식원에 가면 굶으면서 물을 많이 마시게 하는데, <br>며칠 후에(보통 1주일 후) 체성분 검사를 해보면 감량은 많이 됐지만 지방은 <br>변화가 없고, 주로 수분이 빠져나갔다는 결과가 나온다. <br><br>탄수화물의 일종인 글리코겐은 1g당 2g의 물을 포함한 상태로 체내에 존재한다. <br>따라서 글리코겐 100g이 소모되면 200g의 물은 갈 곳을 잃게 돼 결국 소변으로 <br>배출되는 것이다. 이때는 마시는 물과 상관없이 소변량이 늘어나게 된다. <br>초기의 이러한 과정에서 체중계만 보고 살이 빠졌다고 좋아하면 안된다. <br>이 시기에는 지방이 분해되지도 않았고, 무엇이든 먹게 되면 즉시 체중이 <br>원래 상태로 복귀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. 또 체중계 숫자의 <br>변화와는 달리 체형의 변화도 거의 느낄 수 없다. <br> <img onLoad='miniSelfResize(contents_20,this); if(this.parentNode.tagName=="A"){this.onclick = "";}' src="/report/pic/wei.jpg" width="250" height="304"><br><br>어느날 갑자기 옷이 헐렁해지고 몸매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면 지방이 <br>분해됐다고 생각하면 된다. 이즈음에는 몸으로는 느끼는데도 체중계에서는 <br>거의 변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, 이 또한 지방 분해 과정의 특성 <br>때문이다. 지방 100g은 분해되면 110g의 물을 만들어 낸다. 10g이 오히려 <br>늘어난 것이 아닌가! 그런데도 체형 변화가 가능한 것은 물과 지방의 부피 <br>차이 때문이다. 물 한 병은 지방 다섯 병과 무게가 같다. 즉, 지방 1kg이 <br>분해됐다면 부피로는 물 5kg이 줄어든 것과 같은 것이다. <br><br>다이어트 시작 후 빠르면 15일, 보통 한 달에 걸쳐서 지방 분해가 완성되기 <br>때문에, 최소한 한 달의 기간 동안 일탈하지 않고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<br>각오가 중요하다. 지방이 수분으로 전환하는 원리를 보면, 생화학적으로 <br>지방산 1분자가 106개의 ATP(Adenosine tri- phosphate: 아데노신 삼인산)와 <br>130분자의 물을 생산하게 된다. <br><br>이처럼 지방산 산화 시에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상당량의 물도 생성되므로 <br>장기간 물을 마시지 않는 사막 동물이나 동면 동물의 중요한 체내 수분 <br>공급원이 되고 있다. 곰이 동면하는 4개월 동안 물도 마시지 않고 계속 잠을 <br>잘 수 있는 것은 지방이 수분으로 전환되는 원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. <br>인체도 수분이 부족해지면 지방 분해가 촉진되는데, 이러한 관점에서 수분 <br>조절 다이어트가 시도되고 있고 많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. <br><br><br><br>시사저널 / 한의학 박사 서은경 (생생한의원 원장) <br>